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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상담실 ④]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출산 후에도 필요한가요?

By정용욱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교수Posted2018.08.07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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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경부는 자궁 입구에 해당하는 구조물입니다. 임신 및 출산을 경험한 여성이라면 진찰받을 때 산부인과 주치의로부터 자궁문이 닫혔다거나 열렸다 혹은 짧아졌다는 말을 종종 듣게 됩니다. 이때의 자궁문이 바로 자궁경부입니다. 이 자궁경부는 여러 외부 자극에 노출되고, 이런 자극들은 자궁경부에서 다양한 질환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그 가운데 여성 건강에 가장 큰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자궁경부암입니다.

암은 우리 몸의 어디에나 생길 수 있습니다. 발병 원인을 모르는 암도 있지만, 흡연으로 인해 발병하는 폐암이나 간염 바이러스에 의해 생기는 간암 등과 같이 원인을 알고 있어 예방 가능한 암도 있습니다. 자궁경부암은 다행히도 수십 년 간 연구를 통해 인유두종 바이러스(HPV)라는 원인을 찾아냈습니다.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감염돼 자궁경부암이 발생할 때까지 수년 이상 걸리며 암 발병 이전 단계에서 자궁경부 세포검사로 조기 진단이 가능합니다.

지금까지 발견된 인유두종 바이러스의 종류는 100여 종 이상입니다. 자궁경부암과 관련 있는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20여 가지가 알려져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자궁경부암과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은 16번과 18번 바이러스입니다.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인 서바릭스는 이 두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며, 4가 백신인 가다실은 16번과 18번 이외에도 성기 사마귀를 일으키는 6번과 11번도 함께 예방할 수 있습니다. 이 두 백신의 경우 자궁경부암 예방 효과는 70% 정도입니다. 최근에는 9가지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는 9가 백신이 개발됐으며 9가 백신은 자궁경부암을 90%까지 예방하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가임기 성인 여성에게도 인유두종 바이러스 예방백신(자궁경부암 백신)이 필요할까요? 정답은 ‘그렇다’입니다. 실제로 자궁경부암은 40대와 60대에서 주로 발병합니다. 자궁경부암이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수년에서 수십 년에 걸쳐 발생하는 점을 고려하면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은 산술적으로 40대까지도 자궁경부암 예방 효과가 있을 것으로 봅니다. 실제 임상 연구에서도 4가백신 가다실은 만 27~45세까지도 접종 시에 자궁경부암 예방 효과가 있었으며 2가 백신인 서바릭스는 만 26~45세까지 효과가 있었습니다. 다만 만 12세에는 2회 접종만으로도 충분한 면역을 얻게 되나 성인 여성에서는 3회의 접종이 필요합니다.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은 기존에 감염된 바이러스의 치료 목적으로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감염 후 1~2년 내에 90%까지 자연 소실이 됩니다. 현재까지 인유두종 바이러스 예방 접종은 말 그대로 예방 접종입니다. 기존에 감염된 바이러스의 치료 효과는 없습니다. 다만,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자연 치료 후 언제든 재감염될 수 있으며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은 재감염 예방에 효과가 있습니다.

자궁경부암 백신은 안전합니다. 일부 연구자가 자궁경부암 백신의 안전성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으나 예방접종을 받은 여성 4백만 명을 대상으로 백신 안전성을 조사한 연구에서 자궁경부암 백신은 다른 백신들과 비슷한 안전성을 보였습니다. 임신 중 우연히 백신을 접종한 환자에게서도 의미 있는 부작용이나 태아 합병증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임신한 산모에서의 백신 안전성은 그 결과가 아직까지는 제한적이라 임신 중에 예방접종을 권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임신을 계획하는 여성이라면 임신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예정대로 백신 접종을 진행하고, 임신이 확인되면 주사는 출산 이후로 미루는 것이 좋습니다.

여성들의 결혼 연령이 늦어지다 보니 여성 건강에 대한 관심이 여느 때보다 높습니다. 여성 및 모성으로서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국가 차원의 노력도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자궁경부 세포검사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검진 필수항목으로 포함돼 무료 검진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과거에는 만 30세 이상 여성에게만 지원되던 것이 최근에는 검진 대상 연령을 만 20세로 앞당겼습니다. 만 12세 전후의 여아도 자궁경부암 백신의 무료 접종이 가능합니다. 이러한 국가의 제도만 잘 활용해도 자궁경부암의 발병은 크게 낮출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제도의 혜택을 받지 못한 가임기 여성이라면 지금이라도 산부인과에 방문해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접종을 신청하는 등 스스로 건강을 지키는 노력이 필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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