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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김지선의 건강한 육아] 아이들의 방이 위험하다

By김지선 베이비조선 객원기자Posted2018.07.3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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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초등학교에 입학할 아이를 위해 큰맘 먹고 책상과 침대 등 새 가구를 들여놓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지만, 유독 냄새에 민감한 아이 때문에 항상 고민하다 미루게 된다. 아이뿐만 아니라, 신혼 초에 남편과 나 또한 새 가구, 새 침대 냄새로 인해 이유 없는 두통으로 고생한 적이 있었다. 그 이후로 신혼집에 들여놓은 새 가구를 산 지 3년 이상이 지나서야 두통과 그 냄새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실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가구 관련 위해 사례를 살펴보면, 소파, 침대 등의 가구를 구매한 후 새 가구 냄새로 인한 불편을 호소하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2015년까지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위해품목 확인이 가능한 816건을 분석한 결과, 침대나 매트리스 등의 침대류 품목이 292건(35.8%)으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으로 소파(283건, 34.7%), 옷장(73건, 9.0%), 서랍장(49건, 6.0%)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 제조 시에 가구의 몸체를 구성하는 합판, 인조가죽, 스펀지 및 접착제, 제품 표면의 도장을 위한 도료 등 다양한 부재료들이 사용된다. 이러한 재료에서 방출되는 휘발성 물질은 냄새 또는 실내공기 오염을 유발하는 폼알데하이드와 휘발성유기화합물이 대표적인데 폼알데하이드는 무색의 강한 냄새가 나는 살균 방부제로 이용되는 물질이다.

또한, 휘발성유기화합물은 공기 중에서 끓는 점이 50~100℃, 240~260℃ 사이에 있는 유기화합물들로서 액상·고체로부터 가스 형태로 방출되는 화합물로 벤젠, 톨루엔, 자일렌 등의 물질들이 있다. 특히 이러한 오염물질들은 가정 내에서 페인트, 접착제, 건축자재, 바닥재 등에서 방출될 가능성이 높다.

신체의 모든 기능이 아직 성인에 미치지 못하는 성장이 진행 중인 아이들이야말로 독소에 가장 민감하고 치명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집 안의 공간 중 어쩌면 같은 가구와 물건들이 놓여 있다 해도 어른들의 방보다 아이들의 방에 놓여 있을 때 더 해로울 수 있다. 특히, 어린이용 가구는 두 가재의 재료로 만들어지는데 모양과 색을 내기 쉬운 플라스틱과 비싸지 않은 MDF로 두 물질 모두 유해성에서는 막상막하의 강적들이다.

석유화학제품을 원료로 한 태생적 한계를 지닌 플라스틱과 온갖 화학약품과 접착제, 방부제, 첨가제로 휘발성 유해물질의 온상이 된 MDF 가구들이 보이지 않는 적이 되어 아이들의 방을 점령하고 보이지 않는 독성물질을 내뿜으며 아이들을 위협한다. 또한 몸속의 진짜 호르몬을 방해하고 암까지 일으키는 각종 환경호르몬, 호흡과 피부를 통해 흡수되는 첨가제와 중금속들이 아이들의 몸과 마음에 병을 키우게 되는 것이다.

가구_선택 tip


가구 구매시 되도록 인증마크가 있는 친환경 가구 선택하고, 새로 산 가구는 환기와 지속적인 통풍으로 유해물질 제거하고 환기를 고려해 벽에서 약간 떼어 설치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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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출처 : 환기생기_깨끗하고 건강한 실내공기가 필요한 당신을 위한 깨알 안내서/여성환경연대/2014.12>

가구뿐만 아니라 화장품, 생활화학용품, 장난감과 문구, 일회용품 등에도 유해화학물질이 쓰이는데, 이러한 유해화학물질들이 들어간 제품을 사용할 경우, 일부 유해물질이 빠져나와 실내 공기나 집안 먼지를 오염시킬 수 있게 된다.

그중에서도 아이들이 자주 접하게 되는 문구류와 장신구 또한 안전하지 않은 것 천지다. 자칫 먹을 것도 아니고, 가지고 노는 것도 아니기에 그동안 다른 것들에 비해 염려되는 우선순위에서 밀려 관심을 갖지 않았을 수 있다. 그런데 온종일 아이들이 손에서 놓지 않는 것이 문구류인 만큼 그것도 민감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학용품들 속에는 화려한 색상을 내기 위해 사용되는 안료 및 페인트에 납, 카드뮴, 크롬 등의 중금속 물질이, 반짝이거나 부드럽게 하기 위해 플라스틱 재질 부분에 프탈레이트가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화려한 색깔이나 반짝이는 재질의 제품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향기가 강하게 나는 제품들의 경우 독성물질이 들어 있는 향료일 가능성도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착한 학용품_구매 팁

1. 책가방_될 수 있는 대로 반짝이는 재질과 화려한 색깔의 것 피하기
2. 노트_ 표지표면이 비닐코팅 된 제품 피하고 속내지가 일반제품보다 더 하얀 종이 가급적 피하기
3. 지우개_향기가 나거나 너무 말랑거리는 제품은 피하고 천연고무인 제품을 구입할 것
4. 클립_가급적 색이 입혀지지 않은 무색 클립을 구매할 것
5. 파일_플라스틱 소재보다 종이나 판지, 패브릭 소재를 구매할 것

< 자료 출처 : 착한용품구매가이드/환경부·행정안전부·교육과학기술부·보건복지부/2013>

또한 아이들이 사용하는 목걸이, 반지, 팔찌 등 어린이용 장신구에는 니켈이나 납 등 중금속이 함유될 가능성이 있다. 어린이가 납에 중독될 경우 식욕이 떨어지고 피로를 잘 느끼며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렇게 각종 화학물질에 노출된 아이들은 집중력이 떨어지고 산만하며 안정감이 없어 몸도 마음도 무거울 수 있다. 의욕은 저하되고 신경은 곤두서게 되면서 스스로 통제력도 약해진다. 게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감기나 잔병치레도 잦게 되는데, 요즘 많은 아이들이 고통 받는 아토피 질환도 이런 환경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
아이들에게 선물로 사준 장신구와 새로운 문구류가, 혹은 방에 들여놓은 새 가구가 거꾸로 아이들 방을 유해물질로 오염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오히려 유해성분이 휘발된 오래된 가구와 물려받은 손때 묻은 추억 속 낡은 물건들이 사실은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훨씬 더 나은 물건이 될 수 있다.

참고자료
1. 집이 우리를 죽인다/허정림 지음/기린원/2013
2. 착한용품구매가이드/환경부·행정안전부·교육과학기술부·보건복지부/2013
3. 한국소비자원/소비자시대/새 가구가 집에 들어온 뒤부터 머리가 아프기 시작했다면?/2017.06
4. 환기생기_깨끗하고 건강한 실내공기가 필요한 당신을 위한 깨알 안내서/여성환경연대/20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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