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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김지선의 건강한 육아] 어린이 네일용품·방향제…아이에게 괜찮을까

By김지선 베이비조선 객원기자Posted2018.06.20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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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유치원에서 돌아온 아이 손이 이상했다. 손가락 끝이 벗겨져 벌게져 있었다. 당장 유치원에 전화를 걸어 혹여 아이가 만지면 안 되는 물질을 만졌거나 오래 가지고 만진 물건이 있는지 물었다. 딱히 의심되는 일이 없었다. 며칠 지켜보기로 했다. 이틀쯤 지나니 가라앉았다가 다시 심하게 손가락 끝이 벗겨졌다. 그 길로 집 근처 약국에 갔다. 약사는 락스 같은 화학물질이 원인일 수 있다고 했다.

우리는 매일 몇 종류 혹은 수백 종류의 화학물질을 조합해 만든 합성세제·유연제·표백제·화장품·향수·살충제·방향제·곰팡이 제거제·세정제를 쓰며 생활한다. 이 같은 제품 하나하나의 안전성이 확인됐다고는 해도, 그 제품을 복합적으로 자주 사용할 경우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는 아직 모른다. 매일 우리 손에 닿는 생활용품, 어떻게 사용해야 하고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 걸까.

◇욕실세제 및 세정
차아염소산나트륨 수용액으로 만든 살균 소독제인 락스는 밀폐된 공간에서 오래 쓰면 기침·가래·피부 자극이 나타날 수 있다. 심하면 다중화학물질민감증 즉 ‘MCS 증후군’으로 악화할 수 있다. 실제로 문을 닫은 채 욕실 청소를 하다가 락스 냄새에 자극을 받은 뒤 입에서 짠맛과 비린 맛이 지속적으로 느껴지고 뒤통수가 부은 느낌이 드는 등 이상 감각 증상을 느끼게 된 환자 사례가 있다. 락스의 독성물질이 호흡기와 신경계에 영향을 미친 경우다. 따라서 어린이가 락스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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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여성들의 유해물질 없는 만점 환경 만들기_센스 있는 여성의 건강 생활 가이드북(환경부)
세균을 박멸하고 손쉽게 얼룩을 지워낸다는 세정제에는 이름도 생소한 화학물질이 들었다. 편리함에 가려진 유해 화학물질이 호흡기와 피부 등을 통해 체내로 들어와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욕실 청소 후 눈이 시리고 머리가 아프거나 손 허물이 벗겨지는 경험은 주부들이라면 한 번쯤 겪었을 것이다.

세정제가 꼭 필요하다면 물로 희석한 뒤 환기가 잘되는 곳에서 최소한만 사용하도록 한다. 식초나 구연산을 이용한 친환경 세제로 바꾸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방향제
가정에서 악취를 없애려고 방향제의 강한 향으로 감추거나 공기탈취제로 분해하기도 한다. 그런데 방향제 속 인공 향을 만드는 데는 수많은 화학성분과 첨가물이 들어간다. 화학물질이 소량이라 당장 문제가 보이지 않지만, 장시간 노출되면 일부 화학물질은 체내에 축적될 수 있다. 합성 화학 방향제는 대부분 에탄올·메틸알코올 등을 휘발용제로 사용하는데, 에탄올은 인체에 흡수되면 흥분이나 마취를 일으키며 농도가 짙으면 두통이나 현기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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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유해물질 없는 에코라이프로 건강을 지켜요/어린이건강생활가이드(여성환경연대)
실제로 지난달 한국소비자원 검사 결과를 살펴보면, 아파트(전용 면적 59㎡<17평> 기준) 욕실과 유사한 공간(59㎥)에서 향초를 2시간, 인센스 스틱을 15분 태운 후 실내 공기를 포집해 분석한 결과 조사 대상 향초 10개 중 3개 제품에서 ‘다중 이용시설 실내 공기 질 권고 기준’을 초과하는 총휘발성유기화합물(TVOCs)이 검출됐다. 인센스 스틱 10개 중 5개 제품도 ‘신축 공동주택 실내 공기 질 권고 기준’을 초과하는 벤젠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환기 후 실내 공기를 재측정하면 유해물질이 검출되지는 않았다. 향초와 인센스 스틱은 방향제로 분류돼 유해물질 함량 기준은 있지만, 연소 시 유해물질 방출 기준이 없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정확히 알 수 없다. 달콤한 향에 이끌려 당장의 편리함만 생각할 게 아니라, 약간의 수고로움을 감수하며 레몬·오렌지 껍질 혹은 모과·유자·탱자·커피·숯 등 천연 방향 물질로 건강을 지킬 방법을 찾아야 한다.

◇매니큐어
네일숍 근처를 지날 때면 코를 찌르는 독특한 향을 맡을 수 있다. 네일숍에서 매니큐어 등을 녹이는 용매로 사용하는 아세톤과 톨루엔 냄새다. 아세톤은 폐로 빠르게 흡수되며 구토·두통·흥분·메스꺼운·피로·기관지 자극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아세톤의 원료인 이소프로판올은 3~5분 노출되면 눈·코·목구멍 등이 자극을 받고 마셨을 경우 혼수·환각·마비 등이 나타나며 체내에 축적될 수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어린이가 있는 경우 사용을 금지하라고 권하기도 한다. 아이들은 같은 양의 화학물질이 몸에 들어와도 성인보다 해독 시간이 몇 배 더 길기 때문이다. 톨루엔을 흡입하면 폐 손상·기침·호흡 곤란 등이 생길 수 있다. 용매에 자주 노출된 여성에게 월경 장애가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최근 인기를 얻는 어린이용 인조 손톱(네일팁)도 문제 될 수 있다. 인조 손톱용 접착제에 든 톨루엔과 클로로포름은 접촉 시 피부의 유분과 수분을 빼앗아 피부 질환을 일으키거나 흡입 시 두통·현기증 등 신경계 질환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중금속인 납 성분은 식욕 부진·빈혈·팔다리 근육 약화를 일으키기도 한다. 따라서 어린이와 부모 모두 손톱 전용 제품을 고를 때 성분을 잘 살펴야 한다.

참고 자료 
1. 스마트폰, 전자방사선, 생활화학물질의 위협_오염의 습격 / 고효 히로에(상상채널)
2. 한국소비자원(소비자시대)
3. 집이 우리를 죽인다 / 허정림(기린원)
4. 아이 몸에 독이 쌓이고 있다 / 임종한(위즈덤하우스)

김지선 베이비조선 객원기자(jskim906@gmail.com) 
김지선 객원기자는 위해성 평가 전문연구소의 근무 이력으로 건강한 육아에 대한 관심이 많다. 현재 다섯 살 난 딸 아이와 한창 베란다 텃밭에서 채소 기르는 재미에 빠져 있다. 먹거리에 대한 중요성과 장난감 등 아이들의 생활 속 유해물질들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취재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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