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전문가칼럼

[엄마 상담실②] “출산 후 생긴 요실금…외출이 무서워요!”

By정용욱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교수Posted2018.06.08 11:42

해당기사 크게보기 해당기사 작게보기 이메일발송 해당기사 프린트 페이스북 트위터

기사 이미지

얼마 전 텔레비전에서 요실금 패드를 광고하는 장면을 봤습니다. 폐경기 여성이 외출을 두려워하는 모습, 어쩌면 이런 광고 속 모습이 우리가 알고 있는 요실금의 전부일 겁니다.

요실금은 환자가 자신의 의지로 배뇨 과정을 조절하기 어려울 때 내리는 진단명입니다. 복압성·절박성·복합성의 세 종류로 구분해 진단하고, 진단에 맞춰 다른 치료를 시행합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요실금이 노화 때문에 나타나는 귀찮고 창피한 질병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사실은 가임기 여성의 5~7%에서도 요실금이 발생합니다.

실제로 임신과 출산 과정을 거치는 산모의 약 30%가 요실금 증상을 호소합니다. 임신 중 요실금이 생기는 이유는 호르몬 변화로 방광이 과민해지거나 자궁이 커지면서 방광을 압박하기 때문입니다. 그 외에도 무통 분만을 할 때 무통 주사에 의해 방광의 감각을 잃는 경우, 분만 과정에 태아 머리가 방광이나 요도에 심한 압박을 주는 경우에도 일시적인 요실금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요실금은 출산 및 산욕기를 거치며 대부분 회복하게 됩니다.

반면 힘든 분만 과정, 특히 산모의 ‘힘주기’ 과정에서 소변을 보는 데 영향을 주는 골반 주변 인대나 근육이 손상되면 젊은 나이에도 요실금이 생길 수 있습니다. 자연 분만 시 좁은 산도를 통해 태아를 밀어낼 때 힘이 많이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배뇨 과정에 영향을 주는 골반 지지 구조가 손상되는 경우가 잦습니다. 실제로 다수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산모의 힘주기 시간이 길어질수록 요실금이 증가합니다. 이렇게 나타나는 요실금은 대부분 골반 지지 구조의 손상을 동반하는 복압성 요실금입니다. 분만 후 3개월이 지나도록 증상이 나아지지 않으면 주치의와 상담해 치료를 고려해야 합니다. 자연 분만은 태아와 산모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제왕절개보다 장점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요실금을 떠올리면, 제왕절개의 손을 들어주게 됩니다.


기사 이미지

요실금의 치료는 ‘케겔 운동’이라고 알려진 골반 운동입니다. 항문을 포함한 골반 주변 근육을 수축해 오므리고 펴는 운동을 한 번에 10~15회, 하루 3회 이상, 3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해야 합니다. 이 운동이 대표적인 비(非)수술 치료법입니다. 다만 운동을 중단하면 다시 골반 근육이 약해지기 때문에 수시로 규칙적으로 해야 합니다. 최근에는 방광과 요도 주변 지지 근육을 강화할 수 있도록 인공 인대를 삽입해 치료하는 ‘TOT 수술법’이 도입돼 환자를 손쉽게 치료할 수 있습니다. 예전처럼 고통스러운 수술만 있는 건 아니라는 뜻입니다. 다만 골반 지지 구조는 나이가 들면서 계속 약해지기 때문에 수술한다고 해서 영구적 치료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수술받은 환자라 하더라도 평소 골반 근육을 단련해야 합니다.

요실금은 보통 폐경 이후 여성보다 가임기 여성에게 큰 스트레스가 되곤 합니다. 한참 활발히 활동할 나이에 부부 관계나 직장 생활에 장애를 초래하고 이에 따라 사회생활, 가정생활에 심각한 제약을 받기 때문입니다. 정서적으로 지나치게 위축된 나머지, 우울증을 앓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심리적 부담 때문인지 선뜻 나서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지 않습니다.

요실금은 질병입니다. 주저하다가 병을 키우지 말고,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출산 후 마지막 외래 방문이 남아 있다면, 반드시 요실금 증상을 체크하고 주치의와 상담해 건강을 지키세요.


기사 이미지

이메일발송 해당기사 프린트 페이스북 트위터

목록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