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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육아에도 공부가 필요해] 유아기인 우리 아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By강현숙Posted2018.06.07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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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영아기에 이어 이번에는 유아기 특성을 알아보려고 한다. 이미 말했듯 우리 조부모는 손주를 잘 돌보기 위해 아이 발달 단계를 한 번쯤 정리함으로써 과거 육아를 할 때 서툴렀던 점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유아기는 2세부터 4세까지다. 유아기에 나타나는 특징 중 하나는 ‘언어가 발달하는 시기’라는 것이다. 이때는 자고 일어나면 말이 늘어난다. 그래서인지 질문도 참 많이 한다. 유아기가 언어가 발달하는 시기라는 말은, 뒤집어 보면 이때를 놓치면 언어 발달이 잘 안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언어가 발달하는 나이에 텔레비전이나 스마트폰만 가지고 놀게 한다면 상대적으로 언어 발달이 늦을 수 있다. 수동적으로 보기만 하는 것은 대화에 비해 언어 발달에 기여하지 못한다.
따라서 유아기인 아이를 양육할 때는 끊임없이 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가 하려는 말을 얼른 알아차려 대신 말해주거나 질문과 답을 반복하다 보면, 어휘력과 이해력이 급속도로 발달할 것이다. 예컨대 아이가 장난감 구급차를 가지고 논다면 “삐뽀 삐뽀 구급차네. 이 구급차는 지금 어디로 가는 걸까? 이 구급차에는 누가 탔을까?” 하면서 질문을 던지는 식이다.

 
유아기에는 자기중심적 사고도 두드러진다. 이 시기 아이들은 자기 생각과 다른 사람 생각이 같다고 생각한다. 이를테면 삼촌과 가게에 가면, 유아기 조카는 삼촌에게 어떤 아이스크림을 먹겠느냐고 묻지 않고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골라주곤 한다. 이때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남들도 다 좋아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처지를 바꿔 생각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가 불가능하다. 실제와 공상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한다고도 볼 수 있다. 그래서 “우리 멍멍이가 되어 볼까?” 그러면 진짜 멍멍이가 된 것처럼 기어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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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기에는 배변 훈련도 한다. 단순히 대소변을 가리는 게 아니라, 태어나 처음으로 세상의 질서를 배우고 자신의 욕구를 관리하는 방법을 배우는 과정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기억해야 할 것은 유아는 배설할 때뿐 아니라 배설을 참을 때도 쾌감을 느낀다는 점이다. 배변을 참는 것이 고통스럽기만 한 어른과 다르다. 그래서 이때 배변 참는 아이들 표정을 보면, 고통도 있지만 미소나 쾌감도 있다. 엄마나 할머니가 아이 표정을 보고 “너 응가 하고 싶지?”라고 하면 아이는 고개를 저으며 “아니”라고 한다. 이때 “뭐가 아니야” 하면서 억지로 화장실로 데리고 가는 경우가 있다. 이때 좀 느긋하게 “그럼 응가 하고 싶으면 말하렴” 하고 한 번쯤 기회를 주면 아이가 자기 조절력을 키우도록 도울 수 있다.
빨리 기저귀를 떼려고 억지로 변기에 앉히다 보면 나중에 지나치게 청결해지는 등 매사 완벽을 추구하는 성향이 될 수 있다. 반대로 ‘때가 되면 어련히 알아서 뗄까’ 하며 너무 늦게까지 기저귀를 채워 두면 나중에 청결 의식이 없거나 자기 편한 대로만 하려 하거나 주변을 어지르는 성격이 될 수도 있다.



글쓴이 강현숙은 ‘50+를 위한 심리학 수업’의 저자로 강의 현장에서 손주 양육 중인 많은 시니어를 만났다. 수업 중 마음을 열고 내면의 이야기를 서로 나누다 보니 시니어들이 손주 양육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알았고, 손주 양육에도 공부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조부모 칼럼’을 기획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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