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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김지선의 건강한 육아]식물 재배·연날리기…아이에게 선물할 만한 50가지 놀이는?

By김지선 베이비조선 객원기자Posted2018.06.04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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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첫날부터 아이는 어린이날인 5일을 손꼽아 기다렸다. 갖고 싶은 선물이 매일 계속 바뀌었고 개수도 점점 늘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드디어 어린이날이 됐다. 아이에게 받고 싶은 선물이 무엇인지 물었다. 그런데 뜻밖의 대답이 나왔다. 엄마 아빠와 동물원에 가고 싶다는 것이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받고 싶은 선물 1순위는 항상 예쁜 인형이라, 의외의 답변에 당황했다. 아이가 원하는 것이 부모 예상과 다를 수도 있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했다. 실제로 최근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초등학생들이 바라는 어린이날 선물 1위는 가족여행이었다. 혼자 갖고 노는 장난감보다 가족이 함께 만드는 추억을 더 원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놀이, 어떤 경험을 아이에게 선물하면 좋을까. 영국 환경단체인 내셔널트러스트가 제공하는 ‘아이가 12살이 되기 전 해야 할 50가지 놀이 리스트’는 바람을 느끼며 야생동물을 추적하고 직접 키운 사과를 따 먹게 해보라고 권한다. 나무에 오르고 파도를 뛰어넘어보는 등 자연을 느끼고 모험을 즐기라고 조언한다. 낯선 환경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며 즐거움을 느끼고 창의성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하라는 뜻일 것이다. 아이와 직접 ‘아이가 12살이 되기 전 꼭 해야 할 50가지 놀이’를 좀 더 들여다보자.

◇7번째 놀이_연날리기

바람이 부는 날 아이와 함께 연을 날려보자. 알록달록 예쁘게 색칠하며 아빠와 만든 연도 좋고, 아이가 좋아하는 동물 모양의 캐릭터 연을 구입해도 좋다. 바람을 따라 얼레를 풀었다 감았다 하면서 연을 날리다 보면 자연의 존재와 힘을 느낄 수 있다.

4살 무렵 아이와 함께 시작한 연날리기는 바람 부는 주말이면 가까운 공원에서 즐기는 우리 가족의 놀이로 자리 잡았다. 아이가 자라 성인이 됐을 때 엄마 아빠와 함께했던 연날리기가 즐거웠던 추억으로 기억될 수 있다면, 그보다 큰 보람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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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살 무렵 아이와 함께 첫 연날리기 한 날.
◇12번째 놀이_해변에서 보물찾기

아이와 해변을 거닐며 보물찾기를 해보자. 먼저 해변 생물들을 관찰하고 이름 맞추기 놀이를 하며 자연을 느껴 보자. 해변에서 각자에게 의미있는 ‘보물’을 찾으며 즐거운 시간을 가져보자. 보물찾기에 앞서 날씨 변화에 대비해 따듯한 음료와 옷을 미리 준비하고 나침반과 돋보기 등을 챙기면 도움된다.

지난 어린이날 가족 여행에서 아이는 아빠와 단둘이 산책하러 갔다. 해 지는 모습을 보며 ‘노을’이란 단어를 처음 듣기도 하고 바닥에 나뭇가지로 글자를 쓰다 보니 어느새 해변은 훌륭한 자연 속 놀이터가 돼 있었다. 처음 해변에 도착했을 때 장난감 하나 없는 곳에서 아이와 무엇을 하고 놀아야 할지 걱정했는데, 자연에서 만난 모든 것이 재미난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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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가족 여행 중 아이가 아빠와 둘이 해변 산책을 하는 모습.
◇34번째 놀이_야생동물 따라가기

산을 오를 때 가끔 다람쥐와 새의 길을 잠시 따라가 보자. 가는 길에 주변 나뭇잎을 들여다보거나 자연의 소리에 귀기울여보자. 다람쥐나 새가 있던 자리에 똑같이 서서 다람쥐나 새가 된 느낌을 상상해보자. 색연필과 물감 등으로 나만의 미술 작품을 만들어 집에서 가족들과 작은 전시회를 여는 것도 좋다. 가파른 길을 오를 때 혹여 발밑 나뭇가지가 젖어 미끄럽지 않은지 주의하자.

몇 년 전 친정 식구들과 떠났던 여행에서 아이는 크게 다쳤다. 다람쥐를 처음 보고 신기했는지 쫓아가다가 가파른 내리막길에서 구르는 바람에 무릎에 심한 상처를 입었다. 평소 보던 강아지나 고양이가 아닌, 조그마한 다람쥐가 무척 신기해 만져보고 싶은 마음이 앞섰던 것 같다. 그날 이후 아이는 다람쥐가 무얼 먹고 사는지, 어디에 사는지 등 궁금증을 갖기 시작했다. 숲에 갈 때면 야생동물을 찾아보는 습관이 생기는 등 자연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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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 처음으로 아이가 다람쥐를 만난 순간.
◇41번째 놀이_식물을 직접 키워 먹어보기

강낭콩이나 양파를 물에 담가 싹과 뿌리가 자라는 것을 관찰하게 해보자. 봉숭아꽃이나 나팔꽃 씨를 뿌려 키워보게 하자. 여건이 된다면 자연이 있는 곳으로 나가 직접 씨를 뿌리고 물을 주며 키워서 먹어보는 것도 좋다. 도시에서는 자연을 가까이하기 쉽지 않은데, 이 같은 경험으로 자연의 신비로움을 체험할 수 있다. 식물이 자라는 동안 변화를 관찰하며 일지로 세세히 기록하도록 돕는다면 관찰력을 끌어올리고 자연 친화 지능도 높일 수 있다. 식물을 직접 키워 먹어 본 아이는 편식을 줄일 수 있다.

어느 해인가 식목일에 아이가 유치원에서 딸기 모종을 받아왔다. 푸른 잎만 보이던 딸기 모종을 보며 받아온 첫날부터 언제 딸기가 열리느냐며 아빠에게 계속 물었다. 매일 아침에 일어나면 딸기 모종에 물을 주면서도 행여 말라죽을까 노심초사하며 애지중지 키웠다. 어느 날 아침, 작고 귀여운 딸기가 모습을 드러내자 그렇게 기뻐할 수가 없었다. 그 뒤로 베란다에 상추와 새싹 채소도 키웠다. 싱싱한 채소를 스스로 수확하면서 먹지 않는 채소 수가 줄고 편식이 사라졌다. 채소를 직접 키우면서 들인 정성을 알게 되면서 이제 아이는 음식을 함부로 남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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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유치원에서 받아온 딸기 모종에서 딸기가 나왔다.
◇50번째 놀이_강 따라 카누 타고 내려오기
카누를 타고 강을 내려오면서 낯설고 어려운 일에 끈기와 인내심을 갖고 도전하는 법을 가르쳐 주자. 노 젓는 일이 서툴러 반대 방향으로 가더라도, 팔이 아파 포기하려 하더라도 “너는 할 수 있어”라며 아이를 지지하자. 사랑하는 사람에게 인정받은 아이는 자신감을 갖게 된다고 한다. 아이들이 세상에서 가장 인정받고 싶어하는 대상은 바로 부모다. 조금 답답하고 느리더라도 아이를 응원하며 기다리다보면 어느새 도전을 즐기며 호기심이 가득한 아이로 성장해 있을 것이다.

우리 가족은 공원에 놀러 갔다가 우연히 본 무료 카누 타기 체험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물을 무서워하는 아이가 할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기본 안전 교육을 받고 아빠와 타보기로 했다. 처음에 아이는 노가 무거워 팔이 아프다고 툴툴대고 더워서 구명조끼를 벗고 싶다고 투덜댔다. 그러다 점점 아빠와 함께 박자를 맞춰가며 노를 젓기 시작했다. 어느새 강을 따라 아이가 아빠와 무사히 목표 지점으로 내려오는 모습을 보니 대견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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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함께 처음 카누를 탄 날.
참고 자료
1. 낭독 혁명_고영성·김선 지음_스마트북스
2. 아이의 사생활_EBS ‘아이의 사생활’ 제작팀_지식채널
3. EBS story_아이가 12살이 되기 전 꼭 해야 할 50가지 놀이 
4. 영국 내셔널트러스트(www.nationaltrust.org.uk/50-things-to-do)

김지선 베이비조선 객원기자(jskim906@gmail.com) 
김지선 객원기자는 위해성 평가 전문연구소의 근무 이력으로 건강한 육아에 대한 관심이 많다. 현재 다섯 살 난 딸 아이와 한창 베란다 텃밭에서 채소 기르는 재미에 빠져 있다. 먹거리에 대한 중요성과 장난감 등 아이들의 생활 속 유해물질들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취재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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