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중국 육아 이야기

중국 워킹맘, 모바일 강의로 업무 영역 넓힌다

By임지연 베이비조선 중국통신원Posted2018.03.02 15:48

해당기사 크게보기 해당기사 작게보기 이메일발송 해당기사 프린트 페이스북 트위터

기사 이미지
직장 여성에게 결혼부터 양육까지 이어지는 과정이 만만치 않은 건 중국도 한국과 마찬가지다. 특히 베이징 등 일부 지역에선 가사가 여자 몫이라는 생각이 확고해 여성에게 직장인·아내·엄마 등 여러 역할을 동시에 요구한다. 여성들이 혼전만큼 적극적으로 업무하기가 쉽지 않은 이유다. 이런 가운데 최근 후난성의 한 중국인 강사가 워킹맘의 업무 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줘 눈길을 끌고 있다. 후난외국어대에서 올해로 5년째 한국어 강의를 전담하는 손락씨(33·한족)다. 그는 임신 후 현장 강의를 중단하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으로 재택 강의를 시작했다. 인터넷망 확산으로 모바일 사용이 증가하는 환경을 십분 활용한 것이다. 손씨를 만나봤다.

기사 이미지
강사 손락
Q. 중국에서 한국어 강의는 물론 각종 무역 행사와 방중 한국 연예인 통역 업무 등을 맡아 한국어 전문가로 활동 중이다. 처음 한국어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A. 10여년 전 우연히 라디오에서 유난히 고운 노랫소리를 들었습니다. 일본어 노래라 ‘일본 가수인가보다’ 하고 사방팔방 찾았는데, 알고 보니 한국에서 유명한 여성 그룹 SES였어요. 이후 줄곧 한국어와 한국 가수에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Q. 한국어의 매력은 무엇인가?

A. 중국어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는 점이에요. 한국어와 중국어는 문법상 문장 구조가 다릅니다. 영어와 한국어처럼요. 하지만 한국어와 중국어는 일부 또는 전부 한문을 활용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발음이 다를 뿐 뜻과 형태가 유사한 경우가 많죠. 이 때문에 한국어는 처음 문법 공부를 시작할 때 고비만 잘 넘기면, 비교적 수월하게 배울 수 있는 언어예요. 특히 요즘은 한국의 유명한 드라마와 영화, 케이팝(K-POP) 등이 중국에서 크게 유행하고 있어 한국어를 접하고 습득하는 것이 어렵지 않습니다. 많은 젊은이 사이에서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고맙습니다’와 같은 간단한 한국어 표현은 상식처럼 통용될 정도예요. 마치 우리가 영어로 ‘헬로우’ ‘하이’라는 인사를 건네는 정도는 쉽게 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죠. 이뿐만이 아니에요. 최근에는 중국 유행 가요의 후렴구에 한국어를 쓰는 현상도 종종 보입니다. 한국 유행가들이 랩이나 후렴구에 영어를 쓰는 것처럼, 중국에서는 한국어 가사로 노래를 만드는 현상이 생겨나고 있는 셈이죠.

기사 이미지
손 씨가 참여하고 있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히마라야’의 한국어 강의.
Q. 강단에 직접 서서 강의를 하는 것과 모바일 앱을 통해 학생들을 만나는 것, 두 가지 일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

A. 학교에서 학생들을 직접 만나 강의하면, 반응을 바로 확인할 수 있죠. 그동안 현장 강의를 선호했던 것도 이 점이 좋아서였어요. 지금도 많은 분이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의 매력 때문에 현장 강의를 고집하실 거예요. 하지만 임신·출산·양육 부담을 가진 기혼 여성 강사들은 인터넷 강의 또는 모바일 강의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시간이나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녹음할 수 있으며, 급여도 더 높은 편입니다. 최근 모바일 앱 시장이 크게 확장하고 있기 때문에 온라인 강사의 시간당 급여가 매우 높습니다. 실제로 학교 강의보다 많게는 20~30배 차이가 나기도 하니 놀랍죠.

기사 이미지
집에서 개인 노트북으로 한국어 강의를 녹음하는 중국인 손씨.
Q. 워킹맘들이 모바일 앱에서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

A. 중국에서 최근 가장 큰 화제가 되는 모바일 앱은 ‘히말라야(喜马拉雅)’ ‘도우인(抖音)’ ‘빌리빌리(嗶哩嗶哩)’ 등이에요. 음성 콘텐츠 위주인 히말라야를 제외한 나머지 두 개는 동영상 전문 앱입니다. 제 온라인 강의는 음성으로 제작해 히말라야로 학생들에게 송출하는데, 주로 한국과 한국 문화에 관심 있는 초급자들이 주요 청취자입니다. 저는 오프라인만 운영하던 외국어 전문 학원이 히말라야와 협업해 외국어 강의 프로그램을 론칭하면서 모바일 강의를 시작했어요. 계약 조건이나 급여를 고려할 때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충분히 참여가 가능할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현재 월평균 6~10개 강의를 녹음하고 있습니다. 저와 대학에서 함께 강의했던 강사 가운데 일부도 모바일 강의에 참여하고 있는데, 이들 역시 결혼 후 임신과 출산으로 현장 강의가 어려운 분이 대다수예요. 일부 강사는 동영상 강의를 합니다. 이들은 도우인·빌리빌리 등 앱 상에 개인 계정을 운영하면서 한국 문화·음식·여행지 설명을 영상과 게재하는 식으로 운영해요. 보통 일주일에 한두 차례 생방송으로 영상 강의를 하는데, 그때마다 평균 4000~5000명의 시청자가 몰립니다. 

기사 이미지
모바일 강의에서도 질의응답은 활발히 이뤄진다.
Q. 마지막으로 직장인이자 여성으로서 일과 가정의 양립에 대해 조언한다면?

A. 일생에서 임신·출산·양육 과정은 가장 힘들면서도 큰 의미가 있는 시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일과 가정의 양립은 쉽지 않아요. 중국 남방 지역에서는 남편이 퇴근 후 밥을 하고 집안일을 돕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베이징을 포함한 북방 지역에서는 가사를 여성이 전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때문에 직장일과 가사를 병행하는 여성들에게 직장인이면서 아내이자 엄마라는 직무까지 생겨나는 이 시기가 더 혼란스럽고 힘든 것 같아요. 다행인 점은, 요즘 모바일 앱이 활성화되면서 집에서도 여성들이 업무와 가사를 병행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거예요. 결혼·임신·출산·양육이라는 무게를 감당해내기 위한 여성들의 부단한 노력이 온라인과 모바일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동기가 된 셈이죠. 기혼 여성들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혜롭게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유지할 수 있길, 그리고 이를 통해 적극적인 사회 참여를 시도하길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임지연 베이비조선 중국통신원(cci2006@naver.com)

이메일발송 해당기사 프린트 페이스북 트위터

목록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