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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폭발! 감정 다스리는 생각 훈련 (1)

By글 김진미Posted2017.09.04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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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소리 질러서 아이 학교 보내놓고 나면 제 자신이 너무 싫어요.”
“금세 후회하면서도 그 순간은 감정을 참을 수가 없어요. 저는 엄마 자격이 없나봐요.”

일산에 한 아파트에서 영유아 자녀들을 둔 2030 엄마들과 아침 한시간 '커피브레이크 부모교육'을 할 때의 일이다. 월요일 아침이면, 아이들을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보낸 엄마들이 주말 동안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며 한숨 섞인 자책들을 쏟아낸다. 누구 한 사람도 예외 없이 공감하는 내용들이다. 

“맞아 맞아. 나도 그랬어요!”
“순간적으로 감정이 확 올라오는데 자제가 안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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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은 비슷비슷한 고백에 잠시 위안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여전히 마음은 무겁다. 후회해도 또 실수할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이게 아닌데, 이렇게까지 화낼 일이 아닌데 왜 그랬을까, 왜 이런 일이 번번이 반복될까? 아이에게 감정적으로 대하지 않고 이성적으로 차분하게 대할 수는 없을까?

분노 감정을 조절하는 다양한 기법들이 있다. 심호흡하기, 갈등의 순간을 잠시 피하기, 분노의 초기 신호 발견하기 등등. 그러나 이러한 기법들은 순간적인 폭발을 막아줄 뿐 근본적인 분노 감정을 다스릴 수는 없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감정을 다스리는 열쇠는 생각에 있다. 감정에 집중하지 말고 생각을 바꿔라. 아이를 향한 분노 감정이 올라올 때 그와 연결된 여러 생각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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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는 왜 이렇게 게으를까, 이 습관을 못 고치면 성공할 수 없어’ ‘버릇이 너무 없네, 이렇게 버릇없이 굴면 어른들이 다 싫어할 거야’ ‘성격 왜 이리 급하지? 이런 성격을 못 고치면 학교 가서 문제아가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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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불안과 두려움에서 비롯되는 생각들이 있다. 아이를 사랑하기 때문에 아이가 잘못될까봐 두렵고 불안하다. 그런데 문제는 엄마의 이 불안이 아이의 먼 미래까지 연결된다는 것이다. 아침에 늦게 일어나는 아이를 보면서 엄마는 아이가 장차 직장생활을 할 수 없을 것 같아서 두렵다. 버릇없이 말하는 아이를 보면 아이의 인간관계가 걱정된다. 조금도 참지 못하고 짜증내는 아이를 보면 아이의 모든 학교생활이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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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게으르다고 성공하지 못한다는 생각은 사실 비약이다. 게으른 아이가 뒹굴거리면서 더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고 사고의 힘이 길러져 성공할 수 있다. 버릇없이 보이는 아이는 단지 자기 생각을 굽히지 않고 끝까지 주장하는 것일 수 있다. 어른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기 소신대로 행동하는 아이는 오히려 어른들에게 좋은 평을 듣는다. 아이의 급한 성격이 학교에 가서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는 생각도 지나치게 확대된 걱정이다. 

이처럼 부모의 걱정과 불안은 과도하다. 일어나지 않을 일을 걱정하고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다. 아이에게 소리 지르는 원인을 생각해보고 먼 미래의 실패를 미리 두려워하고 있다면 지금 그 생각을 바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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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아이의 행동을 고쳐야 한다는 의무감이다. 지금 당장 아이의 행동을 고쳐야 한다는 조급함도 부모의 감정을 폭발시킨다. 부모가 가르쳐주지 않으면 아이는 배우지 못할까? 부모가 고쳐주지 않으면 아이의 행동은 변하지 않을까? 그렇지 않다. 
아이는 스스로도 배운다. 아이는 실패와 실수를 통해서 더 많이 배운다. 아이가 스스로 올바른 것을 찾아나갈 수 있다는 것을 믿으라. 조급하게 개입하여 아이의 행동을 고치겠다는 생각을 버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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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아이로부터 무시당했다는 거절감에서 비롯되는 생각들이다. ‘엄마를 싫어하는구나. 너를 위해서 얼마나 희생했는데 이럴 수가 있어.’ ‘엄마가 모른다고 함부로 무시하는구나.’ 
이런 생각들이 부모의 감정을 폭발시킨다. 그러나 부모가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아이들은 부모를 무시하거나 미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부모를 이상화한다. 못난 부모, 학대하는 부모조차 사랑한다. 또한 아이들은 자신의 생존이 부모의 손에 달려있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안다. 그런 부모를 미워하고 무시할 수 있겠는가? 존 브래드쇼는 “가족과 부모를 이상화하는 일은 자연스럽고 불가피한 일이며, 심각하게 학대를 받고 버림받은 아이들은 자신의 부모를 강박적으로 보호하려고 하게 마련이라는 것을 기억하기 바란다.”고 그의 저서 ‘가족(Family)’에서 말했다. 그러므로 아이에게 무시당했다는 느낌은 부모 스스로 만들어낸 오해일 뿐이다.

부모교육을 하면서 아이에게 순간적으로 화를 내고 후회하는 부모들을 많이 보았다. 그들은 참지 못한 자신을 책망한다. 그러나 감정을 참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감정을 일으키는 생각을 살펴보아야 한다. 아이에 대한 과도한 걱정, 지금 당장 아이의 행동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조바심, 아이가 부모를 무시한다는 거절감이 있다면 그 생각을 바꿔야 한다. 비합리적인 생각을 합리적으로 바꾸면 감정을 다스리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글 김진미(빅픽처 가족연구소 대표, bigpicturefamil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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